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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일기

가방 속 에코백 하나

 

 비닐봉지는 편리하다. 일면 깔끔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 있다. 플라스틱은 분해되는데 500년 이상 걸린다는 것. 쓰레기 처리 비용을 아무도 책임지지 않기 때문에 지금 흥청망청 쓸 수 있다. 만약 비닐봉지를 하나 받을 때마다 만원씩 낸다면 누가 비닐봉지를 받으려 할까? 버려지는 비닐 쓰레기는 육지에서 또 해양에서 야생동물들의 목숨을 위협한다. 죽은 고래의 위장을 열어보니 비닐 쓰레기가 가득 차있었다는 기사도 읽은 적이 있다. 잠깐의 편리함을 위한 선택이 다른 존재들의 생명을 빼앗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가방 속에 늘 에코백을 가지고 다닌다. 언제 어디서 사용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꽤 자주 유용하게 사용한다. 물건을 사거나 음식을 살 때 자연스럽게 비닐봉지에 담긴 것을 건네받게 된다. 하지만 이럴 때 에코백을 갖고 있으면 “비닐봉지는 괜찮아요”라고 거절할 수 있다. 이렇게 한 개의 비닐봉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작아 보이지만 하루 이틀, 매일이 모이면 꽤 많은 양이 된다. 덤으로 비닐봉지는 필수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에게 주는 옵션이라는 인식을 상인분들께 심어줄 수도 있다. 장을 볼 때 여러 개 가져가면 종류별로 채소를 담기에도 좋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생기면서 가죽 가방은 구매하지 말자고 결심했다. 그래서 우리 집에는 예전에 선물 받은 가죽 가방 몇 개 빼고 거의 다 에코백, 즉 천가방들이다.  에코백은 가볍고, 가격도 저렴하고 사용하는 데에 부담이 없다. 지저분해지면 빨면 그만이다. 쭈글쭈글해질수록 더욱 멋져 보이는 것 같다. 좋아하는 작가분의 가방은 새로운 제품이 나올 때마다 눈여겨봤다가 구입을 한다.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쉽고 친숙한 수단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집에는 ‘에코’ 백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많은 숫자의 천가방이 쌓여있다. 에코백은 130회 이상 사용해야 환경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쌓여있는 천가방을 평생 동안 130회 이상 사용하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닳도록 들고 다녀야겠다. 가방 속 에코백 하나가 지구를 살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