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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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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고래는 일생 동안 이산화탄소를 평균 33톤 흡수해요. 몸 속에 흡수된 탄소는 고래가 죽으면 바다 밑에 가라앉아 수백년간 갇혀있어요. 고래 배설물에 있는 철분과 질소는 식물성 플랑크톤의 성장을 돕는데 지구 대기 산소 공급에 큰 역할을 해요. 고래를 보호하는건 지구를 보호하는거에요. 고래를 바다의 로또라고 부른다고 해요. 1986년 상업포경이 금지된 이후로 고래를 잡는 것은 불법이지만 그물에 걸려 죽은 고래를 발견하면 경매를 통해 돈을 벌 수 있어요. 하지만 그물에 걸린 살아있는 고래를 풀어주지 않아 죽는 경우도 많고, (고래는 물 밖으로 나와 숨을 쉬지 못하면 물 속에서 질식사할 수 있어요.) 의도적인 사망인지 우연한 사망인지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고래는 우리를 지켜주는 보디가드인데, 우리나라 ..
분리수거만 잘 하면 될까? 결혼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깨달았다. 인간이 하루에 만들어내는 쓰레기의 양이 엄청나다는 것. 가족과 함께 살 때는 (부끄럽지만) 정리의 책임을 부모님께 미뤄뒀었다. 나는 내 방에서 나오는 쓰레기만 정리하면 되었다. 결혼을 하고 분가를 하면서 생활에서 나오는 모든 쓰레기를 나와 남편이 직접 정리해야 했다. 내 손으로 정리를 하다 보니 하루 동안 배출되는 쓰레기의 양이 얼마나 많은 지 실감하게 되었다. ​ 특히 마트에서 장을 보고 난 다음, 흐뭇한 마음으로 풍족한 냉장고에서 식재료들을 꺼내 요리를 하고 나면 플라스틱과 비닐 쓰레기가 어쩜 이렇게 많이 나오는지 깜짝 놀란다. 토마토, 오이, 시금치, 콩나물.. 요리에 사용되는 거의 모든 재료가 비닐과 플라스틱 팩에 담겨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
아무도 원치 않은 돌고래의 죽음 2020년 7월 22일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서 큰돌고래 고아롱이 폐사했다. 수용된 12마리의 돌고래 중 8마리가 죽고 4마리만 남아있다. 좁고 깨끗하지 않은 환경 때문에 병에 걸려서 죽는 돌고래가 많지만 오래 갇혀있다 보면 우울증이 오기도 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스로 숨을 멈춰서 자살을 하는 돌고래도 있다고 한다. 돌고래는 매우 큰 뇌를 가지고 있고, 아이큐는 60~90 정도라고 한다. 그만큼 머리가 좋은 고등 생명체이기 때문에 자신들이 자유를 잃고 감금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다. 어떤 돌고래는 하루에 18시간 정도, 1000km 이상까지도 수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활동성이 높다. 하지만 수족관의 수조에서는 한 번만 꼬리지느러미를 흔들어도 벽에 가로막힌다. 드넓은 바다를 헤엄쳐 다니는 그들에게..
코로나 시대와 마스크 벌써 7월 말이라니, 지난봄부터 지금까지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처음 코로나 바이러스가 나타난 이후로 그 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일들이 매일 이어졌다. 이렇게 오래 학교나 회사에 가지 못하게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종교시설과 스포츠 센터의 문이 닫히고, 영화제나 페스티벌이 연이어 취소되었다. 뿐만 아니라 가까운 친구나 가족을 만날 때도 눈치를 보게 되었다. 해외여행을 꿈도 꾸지 못하는 날이 올 줄은, 항시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안심이 되는 세상이 될 줄은 정말 몰랐다. ​ 우리는 매일 마스크를 쓴다. 몇 년 전부터 미세먼지로 인한 공기 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마스크 사용에 익숙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공장이 멈추고 비행기 운행이 줄어들어서 공기는 어..
일회용컵 대신 텀블러를 "아니, 접히는 텀블러라고?" 눈이 번쩍 했다. 요즘은 SNS를 하다 보면 중간중간 상품 광고를 많이 보게 된다. 어찌나 이렇게 내 취향에 꼭 맞는지 놀라울 지경이다. 심지어 쇼핑몰에서 마음에 드는 상품을 장바구니에 넣었다가 뺏다가 무한 반복하다가 '.... 사지 말자' 하고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빠져나왔는데 SNS에 들어가 보면 떡하니 그 상품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 게다가 그와 비슷한 상품들까지 줄줄이 보여주니 이겨낼 재간이 없다.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는 것 같다. 이 날은 내가 텀블러에 꽂혀있던 날이었다. 나는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텀블러를 가지고 다닌다. 미리 마실 것을 준비해 다니면 목이 마를 때 쓸데없이 플라스틱 병에 담긴 음료를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 또 음료를 오랫동안 ..
향이 강하지 않아도 사람들에게는 각자의 고유한 향이 있다고 한다. 향이라고 할까 그 사람의 냄새. 언젠가 친구에게 “나에게서는 무슨 냄새가 나?”라고 물었던 적이 있다. 친구는 킁킁거리더니 “아무 냄새도 안 나는데? 무향이야 무향”이라고 대답했다. 특별한 사람이고 싶었지만 스스로를 평범해도 너무 평범하다고 생각하던 당시의 나는 ‘아무리 그래도 향 조차 없는 사람이라니’ 라며 좌절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나는 강한 향을 싫어하는 사람이다. 향수를 두세 번 칙칙 뿌린 날에는 온종일 두통으로 고생했다. (향수는 꼭 한 번만..) 대중교통을 탔는데 향수를 강하게 뿌린 사람 곁에 있으면 멀미가 난다. 향이 최소한으로 은은하게 나는 것이 나에게는 가장 잘 맞는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내 몸에서 향이 나지 않는 것은 우리 가족이 향이..
가방 속 에코백 하나 비닐봉지는 편리하다. 일면 깔끔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 있다. 플라스틱은 분해되는데 500년 이상 걸린다는 것. 쓰레기 처리 비용을 아무도 책임지지 않기 때문에 지금 흥청망청 쓸 수 있다. 만약 비닐봉지를 하나 받을 때마다 만원씩 낸다면 누가 비닐봉지를 받으려 할까? 버려지는 비닐 쓰레기는 육지에서 또 해양에서 야생동물들의 목숨을 위협한다. 죽은 고래의 위장을 열어보니 비닐 쓰레기가 가득 차있었다는 기사도 읽은 적이 있다. 잠깐의 편리함을 위한 선택이 다른 존재들의 생명을 빼앗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가방 속에 늘 에코백을 가지고 다닌다. 언제 어디서 사용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꽤 자주 유용하게 사용한다. 물건을 사거나 음식을 살 때 자연스럽게 비닐봉지에 담긴 것을 건네받..
식물과 함께 살기 아차한 사이에 야래카야자가 또 말라죽었다. 키우기 쉽다고 해서 데려왔는데, 벌써 두 번째이다. 너의 생을 책임지겠다는 그런 거창한 각오로 데려온 것은 아니었지만, 너무 빨리 죽어버리니 나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실내에서 식물을 기르는 것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아끼는 마음에 물을 너무 많이 주면 과습으로 죽는다. 물을 너무 적게 줘도 말라죽는다. 통풍시키는 것을 게을리하거나 직사광선을 오래 쬐어도 죽는다. 생생하던 잎이 노랗게 말라가는 것을 볼 때 조마조마하다. 작은 식물의 죽음이라고 마음이 무덤덤하지는 않았다. 인간의 개입은 식물을 살리고 죽이는데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 책임감을 무겁게 느낀 경험이기도 했다. 식물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은 까다롭다. 하지만 좋은 환경에서는 어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