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환경일기

코로나 시대와 마스크

 

벌써 7월 말이라니, 지난봄부터 지금까지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처음 코로나 바이러스가 나타난 이후로 그 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일들이 매일 이어졌다. 이렇게 오래 학교나 회사에 가지 못하게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종교시설과 스포츠 센터의 문이 닫히고, 영화제나 페스티벌이 연이어 취소되었다. 뿐만 아니라 가까운 친구나 가족을 만날 때도 눈치를 보게 되었다. 해외여행을 꿈도 꾸지 못하는 날이 올 줄은, 항시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안심이 되는 세상이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우리는 매일 마스크를 쓴다. 몇 년 전부터 미세먼지로 인한 공기 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마스크 사용에 익숙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공장이 멈추고 비행기 운행이 줄어들어서 공기는 어느 때보다 맑은 것 같다. 미세먼지를 막기 위한 마스크를 이제는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 그것도 매우 열심히,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고 내 몸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전 세계적으로 마스크 소비량이 늘어나면서 바다에서 발견되는 마스크 쓰레기도 많아지고 있다. 한 기사에서는 바닷속에 마스크가 해파리보다 많을 거라고 한다. 또 다리에 마스크 끈이 감겨 생명에 위협을 받는 새나 먹이인 줄 알고 섭취했다가 폐사하는 해양생물들의 뉴스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인간이 버린 쓰레기 때문에 많은 생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 우리는 우리의 건강만 생각하고 있다. 사람들은 일회용 마스크를 재사용하면 효과가 떨어진다고 말하며 매일매일 새로운 마스크로 바꿔 사용한다. (심지어 집안에 가져가는 것이 찝찝해서 거리에 버리는 사람들도 있단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2020년 7월 현재 지구 상의 인구는 5,178만 579명이다. 이 많은 사람들이 매일 일회용 마스크를 사용하고 버린다면 그 양이 어마어마할 것이다. 일회용 마스크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다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면 마스크를 사용한다. 요즘은 필터를 교환할 수 있는 면 마스크도 있어서 조금 더 안심이 된다. 병원에 갈 일이 있거나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모여있는 밀폐된 장소에 가야 할 경우에는 비말 차단 마스크나 kf 80~94 마스크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 외에는 대부분 면 마스크를 사용한다. 이렇게 조금만 조절해도 쓰레기의 양은 확연히 줄어든다.

그런데 개개인의 노력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더 확실하게 쓰레기를 줄이려면 기업들의 변화 또한 필요하다. 내가 예전에 한 번 사용하고 버려지는 면봉이 아까워서 아빠에게 아이디어를 낸 적이 있다. 면봉의 막대기 부분은 견고하게 만들어 재사용하고, 더러워진 머리 부분만 교체할 수 있다면 버려지는 쓰레기가 적고 사용되는 자원도 줄어들지 않겠냐고 말이다. 아빠의 대답은 간단했다. 그렇게 하면 돈이 안된다고 했다. 지금 세상은 다른 모든 가치보다 시장경제가 우선한다.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다. 환경을 가장 중요한 가치에 둬야 할 시기이다. 사람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다회용 마스크를 개발했으면 좋겠다. 가격이 좀 비싸도 환경을 위해서 선택할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버린 쓰레기는 돌고 돌아서 나에게 온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나의 건강, 인간의 존속을 염려한다면 이제는 환경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