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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2월 하루한장

2020.02.01

사는 일이 쓰레기를 만드는 일이라 마음이 불편하다.지금은 마트등에서 일괄적으로 비닐, 플라스틱에 포장해 판매하는데 소비자가 선택할수있게 바뀌면 좋겠다. 제로웨이스트 가게가 늘어나면 더 좋겠지만.‬ 코로나로 일회용 마스크 사용이 엄청나게 늘어났는데 그 쓰레기는 다 어쩌지? 생각하면 아찔하다..

 

 

 

 

 

 

2020.02.02


문학사상사의 입장표명과 사과를 요구합니다. 윤이형 소설가님을 비롯해서 함께 목소리를 모아주시는 작가님들을 응원하고 연대합니다. 수년 전부터 굳어진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작가에게 요구되었던 불합리한 일들이 이제는 바뀌기를 바랍니다. 빠르고 늦을 뿐, 변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음을..

 

 

 

 

 

2020.02.03

5분이 얼마나 긴 시간인지 느끼고 싶으면 정밀체온계를 입에 물고 있어보면 된다..

 

 

 

 

 

2020.02.04

하늘에서는 눈이 펑펑 내리고 나무에서는 눈이 돋아나는 입춘..🌱

 

 

 

 

 

2020.02.05.

2018년, 인공부화한 새끼바다거북들이 제주도 해변에 방류되었다. 그렇게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면 좋았겠지만, 그들은 방류된 지 11일 만에 부산 해변에서 폐사체로 발견되었다. 뱃속에는 200개가 넘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가득했다고 한다. 인류가 플라스틱을 개발한 이래로 플라스틱으로 만든 모든 물건들은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다고 한다. 우리가 플라스틱의 소비를, 그 전에 생산을 줄여야 할 이유이다.

 

 

 

 

 

2020.02.06.

나는 외출을 할 때 꼭 에코백을 가지고 다닌다. 뭔가를 살 때 “비닐봉지는 괜찮아요”라고 말하고 에코백에 담는 일, 간단한 생활 속 실천이지만 불필요한 비닐의 소비를 많이 줄일 수 있다.

 

 

 

 

 

2020.02.07


얼마전 본 기사. 고래상어의 몸에 폐밧줄이 감겨있는 것을 발견하고 다이버들이 다가가 풀어줬다고 한다. 고래상어는 고맙다는 듯 다이버들 주변을 유영하다 사라졌다고. 어선들에서 버리는 폐그물, 밧줄에 엉키거나 몸이 감겨 죽임을 당하는 해양생물이 많다. 바다를 뭐든지 버려도 받아주는 쓰레기통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바닷 속에도 생명이 있고, 삶이 있다. 인간은 모든 해양생물들이 죽고나서야 후회하게 되려나. (이미 90%가 사라짐.. 머지않았음..)

 

 

 

 

 

2020.02.08

일회용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텀블러를 가지고 다닌다. 음료를 오랫동안 따뜻하게 (혹은 시원하게) 마실 수 있어서 좋다. 일회용컵은 다 마실 때까지 손에 들고 다녀야하지만, 텀블러는 가방에 넣을 수 있어서 손이 자유롭다. 무엇보다 쓰레기를 만들지 않았다는 뿌듯함이 가장 크다. 

 

 

 

 

 

2020.02.09

“그 누구도 항상 사회적 다수자일 수는 없으며, 그 누구도 항상 소수자인 것은 아니다.” “나는 그래서 이 사회가, 모든 사람의 일상을 보호해 주기를, 다양한 가치를 포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한겨레 기사, 트렌스젠더 A님이 쓴 글에서 인용)

 

 

 

 

 

2020.02.10

올해 실천하려는 것 중 하나는 손수건 가지고 다니기. 매일 빨래를 하는 것도 귀찮고 비염이 있어서 쉽지 않지만 그래도 휴지를 덜 쓰고 쓰레기를 덜 만드는 유의미한 실천이라고 믿는다. 귀여운 손수건과 함께라면 할 수 있다!

 

 

 

 

2020.02.11


검사때문에 수면마취를 하는 날이었다. 난생 처음 수면마취라 긴장되었다. 옆에 있던 간호사 선생님께서 심호흡 하세요 해서 두번 숨을 쉬고 눈을 뜨니 회복실이었다. 👀 타임슬립.. 신기한 경험..

 

 

 

 

 

2020.02.12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된 이후로 채식을 해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실천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 작년에 100일 동안 매일 한끼 채식을 하고, 인증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채식(페스코)을 하게 되었다. 

매일 한번 식사를 채식으로 ‘선택’ 하다보니 나머지 식사는 왜 채식이 아니어야 하는가? 왜 꼭 고기를 먹어야 하나? 라는 의문이 생겼다. 예전같으면 무의식적으로 선택해서 먹었을 음식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선택권이 온전히 나에게 있다는 실감이랄까. ‪

채식 지향적 삶은 기후온난화를 막기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행동이다. 오늘 나의 기쁨을 위해 누군가에게 고통을 주거나 생명을 해하지 않고 하루를 살았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해졌다. 선택을 할 때 가치의 기준으로 환경을 우선으로 둔다면 삶의 많은 부분에 변화가 올 것이다. 바로 지금이 그래야만 할 때이다.

 

 

 

 

 

2020.02.13

인터넷으로 쇼핑을 하고 물건을 받는다. 택배 박스를 뜯고, 완충제를 빼내고, 뽁뽁이를 뜯고, 다시 박스를 열어, 뽁뽁이와 비닐에 포장된 물건을 꺼낸다. 모두 한번 쓰고 버려지는 쓰레기들.잠깐의 편리함이 결국 환경을 망치고, 돌이킬 수 없는 기나긴 불편함으로 돌아올 것이다. ‬

인터넷 쇼핑을 하려다가도 과대포장을 생각하면 망설이게 된다. 매장에서 살 수 있는 것은 매장에서 직접 사고, 진짜 필요한 물건인지 다시 생각해본다. 요즘은 그린블리스처럼 포장없이 보내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곳도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한살림에서는 사용한 상자나 병, 보냉팩 등을 다음 배달때 수거하기도 한다.

언젠가 대단지 아파트 쓰레기장을 지나가며 엄청나게 쌓인 쓰레기의 양에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판매자와 소비자가 함께 고민하고 실행해야할 때인 것 같다.

 

 

 

 

2020.02.14

나에게는 부모님은 나이 들어간다는 실감없이 예전과 비슷한 느낌인데, 다른 사람들이 어르신이라거나 할머니 할아버지라고 부르면 문득 어색하고 이상한 기분이 든다. 내 흰머리를 어색해하는 엄마를 보니 부모에게도 자식의 노화는 어색하고 이상한 일인가보다. 엄마가 집에 들를 때면 늘 양손 가득이고, 나를 보면 걱정 가득한 얼굴로 “정은아 더 강해져야해” 라고 말한다. 어릴 때 엄마가 사랑한다고, 대신 죽을 수도 있다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한 말을 내내 기억한다. 관계에서 늘 불안하고 외로움을 느꼈던 나는 엄마의 그 말을 꼭 쥐고 가끔 들여다보며 여지껏 살았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2020.02.15

아빠가 베레모를 쓰니 완전히 할아버지 같다고 했다. 나는 그럴 때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고, 아빠는 정말 이상한 기분이라고 했다. 내면은 젊을 때와 그다지 달라진 것 없는데 외모만 늙어가는 기분은 어떨까? 나도 영 이상할 것 같다. 복날 옆 공장 개가 개장수에게 팔렸다고 울먹이며 전화한 울 아부지. 모처럼 손을 꼭 잡아드리니 헤어질때까지 놓지 않았다.

 

 

 

 

2020.02.16

2월 셋째 주 일요일은 ‘세계 고래의 날’이다. 커다란 고래 한 마리가 일생 동안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평균 33t 이라고 한다.또 산소생성에 큰 역할을 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의 성장을 돕기도 한다.고래를 보호하는 일이 곧 지구를 살리는 일이다.‬

 

 

 

 

2020.02.17


우리나라에서 혼획으로 죽임을 당하는 고래는 매년 평균 1,650여마리라고 한다. 고래는 주기적으로 바닷물 밖으로 나가 숨을 쉬어야하는데, 어선등에서 쳐둔 그물에 걸려 빠져나가지 못해 질식해서 죽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고의적 포경의 증거가 없으면 혼획으로 인정되어 매매가 허용된다. 경매를 통해 몇천만원에 거래되는 상황. 그래서 그물에 걸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살아있는 고래도 일부러 방치하여 죽인 후 판매를 한다고 한다. 고래는 해양생태계를 유지하는 큰 기둥이다. 눈앞의 이득때문에 기둥을 뽑아버리는 어리석은 일은 하지 않기를, 고래 매매을 금하고 보호를 법제화하기를 바란다. 

 

 

 

 

 

2020.02.18

3년 전부터 남편이 일기를 열심히 쓰고 있다. 내가 권했지만 그 꾸준함이 대단하다. 올해는 똑같은 공책에 남편은 일기, 나는 하루한장 기록 중이다. 연말에는 꽉 찬 일기장을 함께 넘겨볼 수 있기를.. 

 

 

 

 

 

2020.02.19

나는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SNS를 하지 않을 것 같은 성격인데 신기하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절반 정도 익명성 뒤에 숨는 기분인데, 그 지점이 내게 자유로움을 준다. 인터넷상에서 가면을 쓰고 할 수 있는 일은 악플이나 나쁜 짓 말고도 많이 있다. 작게나마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고 싶다. 

 

 

 

 

 

2020.02.20

인터넷에서 봤던 꽤 유용한 팁..

 

 

 

 

2020.02.21

나는 완벽하게 행복하기만 한 사람을 본 적도, 철저하게 불행하기만 한 사람을 본 적도 없다. 평생을 두고 볼 때, 시간이 빠르고 느릴 뿐 모든 인간에게 행복도 슬픔도 비슷한 만큼 주어지는 것 아닐까..

 

 

 

 

 

2020.02.22 

오늘도 즐거운 귤쨈 만들기..🍊

 

 

 

 

 

2020.02.23

우리 가족은 바다를 좋아해서 어릴 때 바다에 자주 갔다. 당시의 기억을 돌이켜보면 해변에는 게도 많이 다녔고, 바위에는 굴과 말미잘이 많았던 기억이 있다.요즘 굴은 껍질만 남아있고 말미잘은 정말 찾아볼 수 없다.(검색해보니 '말미잘탕'도 먹나보다.👀인간은 정말 못 먹는 것이 없고 너무 많이 먹는다.)

바다의 수온이 올라서 홍합들이 익는 바람에 대규모로 폐사했다는 기사를 봤다. 재작년부터 다시 바다에서 수영을 할 기회가 종종 있었는데, 이렇게 바닷물이 따뜻하면 해양 생물들이 어떻게 살려나 안그래도 걱정이 되던 참이었다. 해변이나 바위,물속에도 예전보다 물고기나 해양생물들이 없고(해초류도 거의 없고) 휑한 느낌이었다. 바닷속이 텅 빈 느낌이 좀 충격적이었는데 인류의 미래가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2020.02.24

한강이 얼면 보러 가는 것이 겨울의 의식 중 하나였는데 올해는 얼지 않을 듯 하다. 눈 내리면 효창공원 가서 사진찍는 의식도 있었는데 막판에 날씨가 힘내줘서 할 수 있었다. 겨울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기후온난화에 더 안타까움을 느끼는 것 같다. 좋아하는 것들이 사라져간다. 지구는 연결되어있다. 수만년간 유지되어오던 기후체계가 근 몇십년간 무너지고 있는 것이기때문에 앞으로 어떤 일이 또 생길지 두려워진다.

 

 

 

 

2020.02.25

2020년 1월은 역사상 가장 뜨거운 1월이었다. 남극 기온이 역대 최고 기온인 20도를 기록했다. 펭귄들은 눈과 얼음이 아니라 진흙 위에서 살아간다. 눈이 아닌 비가 오는 날이 많이졌는데, 새끼펭귄의 털은 어른펭귄의 털처럼 방수가 안되서 비에 젖으면 체온이 낮아져 얼어 죽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런 일이 지속된다면 멸종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2020.02.26

친구의 제안으로 1월부터 하루에 지키고 싶은 것을 한가지 정해서 매일 카톡방에 인증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나는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스마트폰을 하지 않는 스마트폰 디톡스를 하기로 했는데 밤에 일찍 자게 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게 되어 좋다. 다른 방에 핸드폰을 두고 침실에서는 책을 읽거나 잠만 자기 때문에 수면의 질이 훨씬 좋아졌다. 좋은 습관을 들이게 된 것 같아서 기쁘다. 

 

 

 

 

2020.02.27

2월 27일은 세계 북극곰의 날이다. 어떤 동물의 날이 있는 것은 그 동물이 위기에 처해있고, 널리 사람들에게 관심과 보호를 받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뜻이다. 현재 북극곰은 멸종위기종이고 30년 내에 그 존재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

기후온난화로 극지방이 따뜻해지면서 북극곰이 물범등을 사냥을 할 수 있는 해빙(바다의 얼음)의 면적이 좁아지게 되었다. 이로 인해 북극곰은 먹이를 구하지 못해 아사하거나, 거리가 먼 해빙 사이를 헤엄치다가 익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번식을 못하거나 새끼가 태어나도 살아남기가 어려워졌다. 결국 생존율이 점점 낮아져 멸종위기에 처했다. 북극곰 다음에는 어떤 동물이 또 사라질까.(이미 많이 사라졌고 지금 이순간에도 사라지고 있지만..) 그런 지구에서 인간이라는 종은 안전할까?

북극곰을 지키기 위해서는 지구가 더 뜨거워지는 것을 막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줄여야 한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생활 속 실천은 다음과 같다..

• 육식하지 않기
• 대중교통 이용하기
• 전기 아껴 쓰기
•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기
• 정부와 기업에 변화 요구하기

개인이 노력해봐야 아무 소용없다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이 변화하고, 그 움직임이 물결이 되면 기업과 사회의 변화 또한 불러올 수 있다. 지켜야 할 공동의 가치가 변화하게 될 것이다. 그런 힘이 우리에겐 있다고 믿는다.

 

 

 

 

 

2020.02.28

올 겨울 길냥이민박 장기체류자는 점코였다. 잘 이용해줘서 뿌듯했다. 건강히 겨울 보내서 다행이다. (윈터캣 프로젝트 겨울집을 구입했는데 만듦새가 구석구석 고민을 많이 하신 흔적이 보여 감동이었다. 고맙습니다.)

 

 

 

 

 

2020.02.29

그레타 거윅 감독의 <작은 아씨들>을 봤다. 대사도 각본도 미장센도 배우들도 음악도 살짝 비틀어버린 결말도 모든 부분이 좋았다. 모든 캐릭터가 살아있는 것 같이 생생했고, 각자의 삶을 살지만 모두 자신의 결정을 믿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좋았다. 조 같은 캐릭터는 늘 사랑하고 동경하지만 나는 될 수는 없을 것 같고, 나와 가장 비슷한 결을 가진 것 같아 마음에 가는 캐릭터는 베스였다.

특히 조가 다락방에서 집필할 때 손에 잉크를 까맣게 묻히면서 미친듯이 종이에 글을 써내려가는 장면을 보며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어쩌면 그렇게 폭발할 것 같은 창작의 감각을 조금 잊고 있었던 것 같다. 등장인물들 서로가 사랑하고 지지하고 아끼는 것이 느껴졌는데 (남자등장인물들도) 그 역시도 현 시대에 쉽게 잊어버리게 되는 소중한 가치인 것 같았다.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여자에게는 자기만의 방과 돈이 있어야 한다는 깨달음..💸 좋은 영화를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어떤 천성은 억누르기엔 너무 고결하고, 굽히기엔 너무 드높단다. (I believe there are some natures too noble to curb, too lofty to bend.)”

 

“계속 쓰여질수록, 더욱 중요해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