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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8월-9월 하루한장

2020.08.01

친구가 보내준 칼림바.. 집에서 지내는 심심한 시간에 큰 즐거움이 되어줄 것 같다.. (고마워!)

 

 

 

2020.08.02

‪과일과 채소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는 충격적인 소식.. 공기 중에도 미세플라스틱이 떠다닌다고 하니 말 다했지만.. 이제는 정말 플라스틱 과소비, 플라스틱 중독을 멈춰야하는 시대가 되었다. 일회용 플라스틱 이제 그만!

 

 

 

2020.08.03

자연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새삼 느낀다. 비 피해 없길 바랍니다. 

 

 

 

2020.08.05

돌고래에게 자유를!

사랑하는 존재들이 좁은 유리벽 속에 갇혀 고통받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오히려 괴로운 일이다.그건 사랑이 아니라 이기심이고 학대이다.현재 돌고래들이 수족관을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죽음 뿐이라는 것이 슬픈 현실이다. 

(전체 글은 프로필 링크의 브런치에서 봐주세요! )

 

 

2020.08.07

컨디션 난조의 나날.. 모두 힘내시길! 

 

 

 

2020.08.08

세계 고양이의 날 축하합니다! 길에 사는 고양이들도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20.08.09

‪8월 9일은 세계 원주민의 날.코로나19로 면역력이 약한 많은 원주민들이 피해를 입고 절멸의 위기에 놓여있다.아마존에선 원주민 땅을 빼앗아 목초지확보,광산개발등을 위해 불법 벌채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자연을 지키는 이 사람들이 사라지면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은 모두 불타 없어질지도 모른다.‬

 

 

 

2020.08.10

세계 사자의 날. 멸종위기종인 사자를 기념하고 보호하기 위해 사자보전단체들이 모여 사자의 날을 만들었다고 한다. ‪사자의 멸종위기의 원인에는 생태계 파괴, 서식지 감소등도 있지만 인간의 유희와 과시를 위해 사자를 사냥하는 트로피헌팅 때문도 있다고.. ‬약자에게 폭력과 학대를 가하는 것이 권력의 우위에 있는 것, 힘의 상징처럼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생명에 해를 가하는 것은 용서받지 못할 나쁜 짓이고, 치졸하고 부끄러운 짓이에요.

 

 

 

2020.08.14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쓰고 그리는 삶..

 

 

 

2020.08.27

그동안 소식이 뜸했습니다. 오래 기다린 아기가 찾아왔거든요. 임신은 모체의 커다란 변화를 동반하는 일이었습니다. 3-4주 동안 몸의 상태가 많이 안좋아서 작업은 커녕 외출도 어려운 나날이었습니다. 코로나도 그렇고 기후위기도 그렇고 앞으로 다가올 날들이 걱정되고 불안하지만, 우리 부부를 찾아와 준 새로운 친구와 함께할 미래가 기쁘고 기대되기도 합니다. 먼지와 함께한 덕분에 매일매일 커다란 행복을 느끼고 있는 것처럼요. 당분간은 전처럼 매일 그림을 올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힘내보겠습니다. 모쪼록 건강하세요-

 

 

 

8주차 일기 

6주차에 시작된 입덧은 점점 심해져 시도 때도 없이 구토가 나고, 체온이 높아 어지럽고, 속이 불편하니 입맛이 없고, 그나마 먹은 약간의 음식마저 게워낸다. 나의 몸무게는 빠졌지만 태아는 내 건강과는 상관없이 2주 만에 몸을 5배나 키웠다. 신기하다..

제법 부지런히 작업을 하는 편이라 평소에 하루 10시간정도 작업을 했다면 요즘은 거의 집중을 못한다.. (그래서 하루에 몸이 허락하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만 쉽지않다. 작업을 좋아하는 나는 손하나 까딱 못해 마음이 갑갑하고, 잘하고싶던 일들을 하나 둘 거절하게되어 죄송스럽다.) 

그럼에도 몸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뭔가를 열심히 하는 중인지 많이 피로하다. 건강한 편이었어서 이렇게 몸이 무거운 느낌은 임신 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다. 기력이 없고 속이 불편하고 머리는 어지러워 노인이 된 것 같다. 이 피로감은 아무리 하루종일 쉬어도 사라지지 않고 매일 계속된다.. 

엄마가 되겠다는 선택에는 감당해야할 일들이 많다는 것을 길고 긴 고민의 시간동안 짐작했고(걱정이 많아 경우의 수 3458개 상상하는 타입..), 충분히 생각해보고 스스로 선택했음에도 몸이 안좋으니 가끔 힘이 들긴 하다.

하지만 뱃속에서 아기가 끙차끙차 열심히 자라는 모습을 보면 벅차기도 하고, 전에는 느끼지 못한 새로운 감정이 샘솟기도 한다. 우리가 만나 경험할 새로운 세계가 기대되기도 하다. 부디 건강하게 잘 자라줬으면 좋겠다.

내 몸도 새로운 상태에 잘 적응해서, 조금만 더 힘을 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9주차 일기

에어컨이 고장났다. 그동안은 길고긴 장마 덕분에 에어컨을 켜지 않아도 제법 버틸만했는데, 폭염이 시작되어 이제 참을 수 없었다. 모처럼 에어컨을 켰더니 작동이 되지 않았다. 

입덧이 가장 심한 9주차에 돌입한데다 몸의 체온이 높은 상태로 유지되다보니 두통으로 머리가 깨질 것 같고 구토감이 심해져 계속 토했다. 임신을 하면서 후각이 말도못하게 예민해졌는데 습도가 높은데다 더워지니 집에서 나는 냄새도 심해지는 것 같았다.

그나마 시원한 거실 바닥에 붙어서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했다. 수리가 밀렸는지 통화는 되지 않고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라는 안내만 떴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다음 주에나 수리가 가능했다. (다음주..!! 나 죽어요..!!) 

다음 날, 아무래도 안되겠어서 서비스센터로 끈질기게 전화를 해보니 마침 취소된 예약이 있었다. (럭키!) 다행히 바로 수리를 받을 수 있었다. 긴 시간을 고생하지 않을 수 있었고 (엔지니어분께 거듭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실내온도가 낮아지니 그나마 살 것 같았다. 

9주차 지옥의 입덧은 이랬다. 언제 잠이 들든 새벽 2시에 속이 쓰려서 일어난다. 입덧은 공복일 때 심해지기 때문에 참크래커나 식빵, 감자, 고구마, 옥수수 등을 준비해두었다가 조금 먹는다. 바로 누우면 다 올라오거나 역류성식도염으로 속쓰림이 더 심해지므로 조금 앉아있다가 누워야한다. 9주차에는 기다렸다가 자도 먹은 것을 다 토했다. 토하면 그나마 속이 편해졌는데, 한 두시간 후에 또 속이 쓰라려서 잠에서 깼다. 

나는 야식을 잘 안먹는데 뭔가를 계속 먹고 자야하는 것이 실은 제일 곤욕스러웠다. 냄새가 심하지 않고 내가 먹을 수 있는 몇가지의 한정된 음식을 반복적으로 계속 먹다보니 금방 질려버렸다. (특히 달고 신 음식과 탄수화물 위주로 먹다보니 나중에는 입이 달아서 힘들었다.) 한두시간 간격으로 계속 잠에서 깨니 피곤하고 컨디션이 안좋아서 입덧이 더 심해졌다. 나중에는 그냥 얼음을 물고 있었는데 얼음이 그나마 제일 나았다. 

먹지 않으면 속이 쓰려서 뭘 먹긴 먹어야하는데 입맛이 없어서 아무것도 먹기가 싫었다. 음식 사진을 보거나 음식에 대해서 떠올리기만해도 계속 구토를 했다. 먹는 일이 이렇게 힘든 일이 될 줄은 몰랐다. 

다행히 이맘때는 엄마가 아무것도 먹지 못해도 아기는 난황이라는 곳에서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받는다. 입덧이 심하면 아기는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거라는 얘기도 들었다. 다행이었다. 안심이 되긴 했지만 정작 내가 음식을 거의 먹지 못하고, 그 맛 또한 느끼지 못하니 사는 낙이 없고 괴로웠다. 

9주차에는 거의 침대에만 누워있었다. 나는 임신을 하면 집에서 안정을 취해야하니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전은 달랐다. 시시때때로 속이 뒤집어지고 두통이 덮쳐오는 상황에서 글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제발 잠이라도 자게 해주세요’ 라는 심정으로 그저 누워서 힘듦을 견뎠다. 잠은 오지 않았다.

왜 입덧에 대해 이렇게나 무지했을까 임신을 하면 배만 나올 뿐 산모의 건강에는 변화는 없다고 생각했을까? 이미 임신을 하고 아기를 낳은 주변 가족, 친구들이 얼마나 고생을 했을 지 내가 경험하고 나서야 조금 짐작이 되었다. (입덧의 고통스러움에 대해 분명히 말해준 고마운 친구도 있었는데.. 막상 그때는 내게 닥친 일이 아니다보니 공감이 안됐나보다 미안하다...) 

입덧의 힘듦에 대해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유를 생각해봤다. 
1. 입덧의 힘듦을 말하기에는 임산부들은 이미 너무 지쳐있다.. (입덧이 가장 힘들 때 나는 거의 산송장상태로 SNS에 글도 쓰기가 힘들었다.) 
2. 사람들이 임신이 무슨 유세냐! 라고 욕할까봐.. 
3. 임신 전과 똑같이 일도 잘 할 수 있고, 하나도 변한게 없다고 보이고 싶은 욕망으로 임신에 대한 말을 아낀다.
4. 관심없음..

하지만 내가 막상 임신을 하고보니 임산부는 환자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임신을 하고도 전처럼 건강이 괜찮은 사람도 있지만, 나처럼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사람도 있다. 코로나때문에 재택근무를 할 사람의 우선순위에 임산부와 어린이가 있는 집을 두는 것은 그만큼 바이러스에 노출되었을 때 위험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내가 임신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면 코로나에 대한 공포심이 지금보다 현저히 적었으리라 확신한다. 지금은 아니다.) 버스나 지하철의 임산부 좌석도 왜 필요하냐면 서있으면 죽을 것 같기 때문이다. 이해 좀 해주세요. 몸이 진짜진짜 안좋답니다..

 

 

 

내가 컨디션이 안 좋고, 계속 침대에만 누워있으니 나의 반려동물인 검은고양이 먼지에게도 그대로 영향이 갔다. 먼지도 식사를 거의 하지 않고, 자신의 집에만 들어가 하루종일 잠을 잤다. 내가 헛구역질을 하며 화장실로 달려가면 먼지는 허겁지겁 따라와 동그란 눈을 하고 문 밖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반려인과 반려동물은 몸도 마음도 누구보다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니까. 내 상태가 반려동물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깨닫고 조금 무서워졌다. 그래서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먼지에게는 웃으며 “누나는 괜찮아” 라고 계속 말해줬다. 그제서야 안심하는 듯 보였다. 먼지가 늘 곁에 있어줘서 그나마 힘든 입덧 시기를 버티고 있는 것 같다. 입덧이 어서 끝났으면 좋겠다...제발... (다행히 아기는 잘 자라고 있다고 합니다..) 

 

 

 

기후위기와 전염병, 비정상적인 일상을 정상으로 돌려놓을 수 있는 방법은 우리 스스로의 변화와 행동밖에 없습니다. 이제 정말 시간이 없어요. 

 

 

 

9월22일은 세계 차 없는 날 입니다. 자동차를 타는 대신 걷거나 대중교통 이용하기. 생활 속 작은 실천이 환경을 위한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더불어 건강해져요!) 마스크는 잘 착용해야 하지요.

 

 

 

코로나 시대의 임산부.. 마스크를 꼭 착용합시다!

 

 

 

입덧이 너무 괴로울 때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몰입해서 볼 수 있는 드라마를 열심히 봤다. 속이 계속 울렁거리고 아프니 일단 주의를 돌릴 무언가가 필요했다. <비밀의 숲1> <라이프> <지정생존자> <나기의 휴식> <와이 우먼 킬> <빵과 스프와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 <산의 톰씨> <중쇄를 찍자> 등등 넷플릭스와 왓차를 오가며 보고싶던 드라마를 몰아서 본 날들이었다. 다행히 덕분에 시간은 정말 잘 간 듯.. -_ㅠ;; (추천 받습니다.. <미세스 아메리카> <위기의 주부들> <리틀 드러머 걸> 볼 예정..) 

 

 

 

울렁거림을 잠재우기 위해서 밤이고 새벽이고 2시간 간격으로 일어나서 계속 뭔가를 (주로 크래커, 누룽지, 빵, 두유 등등) 주섬주섬 먹고 누워있었더니 위가 고장났다. 위액이 계속 나와서 쥐어짜는 듯한, 뭔가로 계속 쑤시는 듯한 통증이 이어졌다. 위액이 계속 식도로 올라와 쓰라렸다. 아무것도 하기 힘든 상황.. 결국 내가 찾은 방법은 자기 전 양배추즙과 두유나 저지방우유만 마시고 속쓰림을 참으며 최대한 길게 자려고 노력했다. 처음에는 통증을 참기 힘들었지만 (먹어도 아프고 안먹어도 아픔 ㅠㅠ) 잠을 푹 자니 그나마 위 통증이 나아지는 것 같았다... 고되다...

 

 

 

집안일을 전혀 하지 못하는 나를 대신해서 남편이 설거지부터 쓰레기 버리기, 음식물 쓰레기 정리, 냉장고 관리, 먼지 화장실 관리, 청소, 빨래 등등 모든 일을 했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뭔가를 먹고 난 후, 그릇이나 쓰레기 등을 바로 치우지 않고 앉았던 그 자리에 그대로 두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몸이 안좋아지자 치우는 일도 너무 귀찮고 고되게 느껴졌다. 그래서 나도 먹고난 흔적들을 그 자리에 두고 다시 침대로 돌아가 누워있는 일이 많았다. 

그 모든 뒤치닥거리를 해주고, 내가 시키는 일들을 대신 손과 발이 되어 해준 것이 남편이었다. (조금 더 예민하고 깔끔하다는 이유로 어쩔 수 없이 내쪽으로 치우쳐 있었던 집안일 비율이 어쩌면 이 임신 기간을 계기로 조금 더 공평해지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 

나혼자 고생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남편도 함께 힘든 시기를 통과하고 있었다. 고마웠다.

 

 

 

신문물 도입..!! 한층 쾌적해졌다..